Saturday, January 10, 2009

BTH-015B User's Manual

Bluetooth protocol: CSR 2.0Pass Code 0000
Bluetooth function: Handfree
Bluetooth frequency: CLASS 2
Speaking time: 5 hours
Standby time: 160 hours

3.7V Lithium polymer battery

Saturday, January 3, 2009

Nobody Knows (daremoshiranai)

어느날 담임 선생님께서 교무실로 부르셨다.
"너 오늘 수업끝나고 C군네 좀 가 볼수 있겠니?"

C군은 반에서 조금은 특이한 친구였다. 또래중 가장 작은 편에 속한 그는 착하지만 언제나 부산하고 큰문제는 안일으키지만 말썽장이중 하나였다. 그는 또 자주 준비물이나 숙제, 또는 시험준비가 부족한채 등교를 해서 매 수업마다 혼이 나는 친구였는데 밝고 말을 잘하면서도 특별한 이유없이 반친구들고 잘 어울리지 못하던 친구였다. 성적보다도 진도를 못 따라가는 친구였는데 그떄문에 담임 선생님께서 걱정이 되셨던 모양이였다.

집에 전화나 방문을 하시는게 낳지 않을까 생각 하는 순간 선생님께선, C군은 부모님 없이 여동생과 할머니 그렇게 단 셋이 산다며, 다른 반 아이들에게는 말하지 말고 다녀오라며 당부하셨다. 선생님께서 직접 방문하고 싶지만 손주들을 홀로 키우시는 할머니께 선생님이 방문을 하시면 부담이 되실까 내게 조용히 준비물, 숙제정도만 창겨 달라고 슬쩍 당부해드리고 오라고 하셨다, 마치 내가 걱정이 되서 전해드리듯이.

C군은 이미 선생님께서 이야기를 해놓으신듯 수업이 끝나자 날 기다렸다. 친구를 집으로 데려가는것이 드문듯 떠들어 대던 C군은 살고 있는 집이 아닌 시장으로 날 안내했다. 그제서야 알아 챗지만 C군은 매일 수업이 끝나면 시장을 들려 어린 여동생을 데리러 가는 것이 일과 였다. 재래식 시장에서 붉은 다라에 야채를 얹어놓고 행상을 하시는 할머니에게 인사를 시킬겸 나를 안내하는 것이기도 했다. 이제 막 초등학교를 들어간 여동생은 학교가 끝나면 오빠가 데리러 올때까지 할머니곁에서 기다리고 있는 다고 했다.

장사를 하시는 할머니에게 인사를 드리고 C군이 학교에선 어떠냐는 질문에 짧게 C군이 숙제나 준비물을 자주 빠뜨리고 오지만 착하고 좋은 친구라 말씀드렸던것 같다.

C군과 그의 여동생과 세식구가 살고 있는 집으로 향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난 몇년째 같은 반에 배정되었던 이 친구가 나보다 2살이 어리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동기들보다 키가 작고 철이없이 부산하고 말썽을 피우던 그는 그저 학년에 비해 나이가 어렸을 뿐이 란걸 깨닳았다. 그가 수업을 힘들어 하고 성적이 뒤쳐지는 이유도 감이 잡힐듯 했다. 반친구 이상으로는 잘알지 못했던 탓에 그동안 학교밖의 그에 대해서 잘 모른채 그저 부산한 친구라고 생각했던내가 웬지 조금은 바보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는 어렸을 때 부터 수업이 끝나면 5시반 어린이 방송을 할때까지 밖에서 뛰어 놀곤, 할머니께서 귀가하실 때 까지 TV를 본다고 했다. 저녁을 먹고서야 숙제를 조금하고는 일찍 잠자리에 드시는 할머니에 마추어 잔다고 했다. 대부분의 학생들과는 달리 단순히 학교가 그에 삶에는 전부가 아닌 것에 의아하며 부럽기도 했다.

슬쩍 부모님의 이야기가 궁금해 꺼내보았다. 혹 기분을 상하게 하진 않을까 우려도 했지만 오히려 그는 아무런 꺼리낌없이 아버지가 집을 나가신고 홀로 그와 그의 여동생을 키우시던 어머니마저 생활고를 못이겨 할머니에게 둘을 맏기고는 나가신채 안돌아 오신다는 이야기를 마치 남의 이야기인양 내게 말했다.

철이 없이 보였던 C군이 웬지 다르게 보였던 계기였다.

"내가 그의 입장이였으면 어땠을까?" 한시간이 조금 넘게 걸리는 버스안에선 착찹한 기분을 지울수가 없었다. 늦게 돌아온 내가 어두워 보였는지 저녁상을 차려주시며 어머님께선 캐물으셨다. 내 대답에 학원에 늦었다는 꾸중도 안하시고 오히려 숙제를 일찍끝내고 자라고 하셨다. 난데없이 아버지께 잘하라는 말씀과 함께 C군에게 앞으로 잘해주라는 말씀만 하셨다.

어머님은 일을 하시는 할머니가 아마도 손주를 보시기가 힘에 부치시니 C군을 일찍 학교에 넣으신것 같다며 이런 일이 종종 있다는 말씀을 해 주셨다. 한국에는 자식들을 두고 나가선 돌아오지 않는 부,모들이 꽤 많다고 하셨다.


일본도 크게 다르진 모양이다. 1988년에 실재 있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2004년도의 영화 아무도 모른다 (영제 Nobody Knows, 일: daremoshiranai)는 어머니가 떠난후 동경의 한아파트에서 살아가는 4남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picture source: wikipedia

12세란 어린 나이이지만 듬직한 후쿠시마 아키라. 어쩌면 그가 믿음직 스러웠기에 어머니인 게이코가 그렇게 쉽게 떠나갈수 있었지 않았을까 쉽기도 하다. 아키라역을 맏은 야기라 유야, 둘째 교코역의 키타우라 아유, 그리고 학교라는 단체에서 4남매와 크게 다르지않게 외소당한 사키역을 맏은 하나에 칸까지 모두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었다고 느꼈다. 특히 칸 영화제에서 최연소 주연상을 받았다는 야기라 유야의 연기는 마치 다큐멘타리를 보는 기분이 들정도로 멋지게 아키라 역을 소화해냈다. 철없는 시게루와 유코를 사랑하는 아키라와 쿄코... 어머니가 돌아 오지않을것을 알고도 분노도 슬픔도 삼킨채 동생들과의 삶을 이어가는 아키라 두개의 다른 필채를 조용히 홀로 바라보며 안으로 삭이는 쿄코의 모습은 울음을 짜내기 보다는 마음한구석을 아리게 한다.

Fukushima Akira played by Yuya Yagira

어머님께선 C군의 부모님을 미워하는 내게 자식을 버리고 떠나간 부모는 하루 한시도 마음편히 못산다고 하셨다.
아키라, 교코, 시게루, 그리고 유코를 버리고 간 후쿠시마 게이코는 영화 안에서 마음편히 있었을까.

한국에 돌아 가게되면 멋진 C군을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