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February 12, 2008

뭐? 유도리가 일본어라고?

1. 요즘 한국은 '영어'라는 언어가 아닌 '영어 정책'에 모든 관심이 쏠리고 있는 듯 하다. 영어가 잘못 된 것이 아니고 말도 안되는 정책이 잘못된것 아닌가! 이에 반대해야 할 판에 미 제국주의등의 동문서답도 많이 보인다. 요근래 미국이라면 치를 떠는 이상한 이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도 그렇고 어딘가 허술한 주장에 일반인들조차 휘둘려져 사는 느낌이다. 미국이 뭘 그렇게 한국에게 잘못을 했는 지는 단순한 나로서는 잘 모르겠지만, 어쩐지 안으로 뻗어야할 손가락이 밖으로 향해 있는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2. 가끔 외국에 산다는 이유로 같은 한국인에게 한국인 취급을 못 받을때는 정말 섭섭하다. 특히 자신도 미국에와서 영주권을 받으려 사는 한국 이민자면서도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시민권을 가지고 산다는 이유로 한국인의 긍지 어쩌구 비난할때면 이젠 솔직히 화가 나기 보단 그런사람들 정말 딱해 보인다.

하지만 그런일로 우울해 한적도 있다. 오래전 911테러 사태가 미국의 자작극이며 한국을 비롯한 약소국에 미국은 깡패짓을 하며 산다고 굳게 믿는 두 이민자와 한의학에 대해 긴 쓸데없는 대화를 나눈적이 있다. 그때만큼 다른 사람이 한심해 보인적인 없는데... 그 대화는 결국 '내가 보기엔 넌 한국인의 긍지가 없는 것 같아' 라는 말을 듣는 것으로 일단락을 짓게 되었다. '형, 그렇게 미국이 싫고 한국이 좋으면, 왜 미국에서 주는 밥먹고 여기서 살아? 그냥 한국가서 살지' 라고 비아냥거리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것을 참고 넘어 간 기억도 있다. (난 한의학 자체는 훌륭하다고 믿지만 자주 접하는 한의사들의 말도안돼는 광고/사기성 멘트는 혐오한다)

이렇게 다시 생각나는걸보면 꽁한건 아닐까 생각하겠지만 (꽁해 보여! 그때는 한 5분정도 우울했을까?) 사실 이 일이 잊혀지지 않는건 나에게 그렇게 심한말을(하하하 이윤석&서경석 톤으로)한 형은 전화로 바로 사과를 한 쿨한 이였기 때문이다. 요즘세상 한살이라도 나이 많은 사람이 사과 하는게 쉽지 않은데 그 장본인은 그렇게 멋있는 사람이었다. 어째 같이 즐거웠던 일로 웃음 짓기보다는... 그래 그런 이상한걸로 싸웠지 라며 웃음이 나는지 모르겠다. 이 글을 읽고있진 않겠지만... 재형이형, 상민이랑 형이랑 졸라 보고싶어 (우왕~).

그일 이후로는 혹시 내가 실수한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면 가장 빠른내에 진정한 마음으로 사과 하는 법을 배웠다. 인간 관계에 도움이 되는것 같다.

3. 남대문. 난 숭례문이라고 배웠던 것도 잠시 잊고 있었지만 오늘 하루는 정말 한숨이 나오고 가슴 깊숙히 답답했다. 오늘 포스팅을 쓰게된 이유도 남대문 때문인데...

벌써 4 년전 일이되었다. 시민권을 신청하고 영주권을 반납을 하자 담당 공무원이 대뜸 한국 국적포기와 함께 여권을 반납해야한다며 손에 들고 있던 여권을 가져가려 했다. 뒤에 주욱 서있는 사람들을 알면서도 여권을 반납하면 마치 더이상 한국인도 아니게 될까봐 내주지 않고 꼭 쥐고 있던게 생각난다. 마치 개그의 한장면처럼 바로 보게 잡고있는 나는 반대편을 꼭쥔 공무원을 눈싸움하듯 노려 보았는데 결국 1분도 못되어서 내 주었다.

그땐 머릿속 가슴속에서 온갖 생각이 다들었었는데 새벽에 남대문 전소 소식을 듣자 그때 그 기분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웬지 무언가 나를 이루는 하나가 사라진 느낌.

4. 얼음집을 돌다가 알게된 사실은 내가 한국어라고 굳게 믿어 의심치않던 몇몇 단어가 외래어라는 사실이었다. 그중에 하나가 '유도리'인데... 사실 이 단어는 대학을 졸업할때 쯤에서야 배우게 된말이었다. 책을 읽다가 접한 단어인데 무슨 뜻인지 몰라 문맥을 여러번 검토한후에 융통성을 뜻하는 우리 순순말이거나 流道理라는 한자로 일이 자연스럽게 흐르듯하게 도와준다는 한자어가 아닐까 라고 생각했것만 문화 관광부에 의하면 외래어란다 (허걱).

그밖에.. 대금(값), 망년회(송년모임), 사양(설명), 거래선(거래처), 고참(선임자), 매점(사재기), 구보(달리기), 수순(차례), 십팔번(단골 노래), 양생(굳히기), 용달(심부름), 제전(잔치), 지참 (가지고 옴), 취조 (문초), 택배 (배달) ...등의 일본식 한자어가 수두룩하다. 하지만 이중 마치 한국어 같은 선임자나 배달같은 말은 역시 일본식 한자가 아닌가 싶은데 ().

그러고 보니 가장 샤킹한 단어는 닭도리탕... 설마 너도 倭래어일줄이야~

삐까번쩍이라던가 왔다리 갔다리 같이 순수 한국어라고 믿고 있던 재미있던 단어도 눈에 띄인다.

문화 광광부에 딴지를 걸자면 에로라는 단어는 꼭 영어의 이롸릭(푸핫) (erotic)을 줄인것보다는 라틴어 자체인 ero/eros를 쓴건아닐까... 그리고 가라오케를 녹음 반주라고 풀었는데 이젠 가라오케라는 단어 자체가 영어권에서는 이미 표준어가 된데다가 녹음 반주라고 하기에는 영~아니라는 생각에 그냥 쓰는게 좋지 않나 쉽다.

한 3주 또 아무것도 못 쓰겠구나...

하지만 또 하루를 살았읍니다 보다는 화이팅! 이 백배 천국!
苦盡甘來!

2 comments:

Anonymous said...

오히려 일본유래의 단어가 아닌 한자어를 찾는 게 빠를 겁니다. 고종석의 "감염된 언어"에 약간의 리스트가 나와있지요. 방송, 발명, 중심, 발표, 발행, 신인, 생산,실내, 산업, 사회, 자연, 형용사, 부사, 일요일, 청산가리, 산소, 수소, 화학, 중력, 구심력, 항성, 세포, 연설, 재판소, 이성, 논리, 의식, 의지, 구체, 낙관, 비관, 교환, 분배, 독점, 저축, 정치, 정부, 선거, 경찰, 법정, 판결, 보증, 등기, 세기, 간첩, 주의, 청원, 교통, 박사, 윤리, 상상, 문명, 예술, 고전, 강의, 의학, 위생, 봉건, 작용, 전형, 철학, 추상, 객체, 관념, 명제, 공채, 공산, 금융, 정당, 자본, 의회, 사관, 국제, 전보, 원리, 원칙, 과학, 유기, 무기, 원소, 분자, 원자, 광선, 액체, 고체, 기체, 섬유, 온도, 신경, 미술, 건축, 자치, 대리, 표결, 부결, 귀납, 좌익, 우익, 중공업, 경공업, 대통령, 기선, 기차, 철도, 회사, 비평, 대칭, 호외, 종교, 학위, 학기, 민족, 반동, 직접, 간접, 정보, 현실, 결산, 진화, 물질, 의무, 전선, 전통, 집단, 요소, 자료...(헉헉헉)

가히 일본식 한자어가 아니면 제대로 된 한국어 문장을 한마디 하기도 힘들겠죠. 그리고 그 한자어가 일본에서 유래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봅니다. 어쨌든 새로운 문물과 개념을 먼저 받아들인 우리의 선배니까요.

kainan7 said...

맨땅에헤딩님/ 허걱...그러고 보니 놀랄만큼 일본식 한자어가 많군요. 문제가 되지않는다에 동의 합니다. 이미 우리 말이 된것과 다름 없으니까요. '우리의 선배'라고 표현하셨는데 맞습니다. 좋고 나쁨을 떠나서 사실을 인정할고 발전을 꾀하는 한국을 기대해 봅니다.